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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원 탐방]'한국인'으로서 자라날 수 있는 전통놀이수업, 지역사회 연계프로그램으로 속초 엄마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한슬어린이집'

키즈노트 2015. 12. 31. 10:46



안녕하세요 키즈노트입니다.^^ 키즈노트에서는 매달 '우수 원'을 선정하여 직접 방문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열 여덟번째 방문 우수 원 - 강원도 속초시에 위치한 '한슬 어린이집' 입니다.


한슬 어린이집에 방문했을 때 아이들이 알록달록한 생활 한복을 입고 윷놀이를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첫 느낌부터 '무언가 색다르다'싶은 한슬 어린이집! 심지어 속초 엄마들 사이에서도 좋은 어린이집으로 입소문이 난 원이라고도 합니다. 특별하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던 한슬어린이집의 이야기가 지금 시작됩니다.




한슬어린이집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를 해드릴게요. 


- 아가월드 가맹원 & 속초 엄마들 사이에서 '속초시 좋은 어린이집'으로 통하는 어린이집

-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과 전통놀이 수업으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교육환경



▲ 한슬어린이집 원장님



엄마의 미안한 마음을 대신 채워주는 어린이집


안녕하세요 원장님, 키즈노트입니다. 속초에서 엄마들 사이에 입소문이 난 어린이집으로 전해 들었어요. 우리 원의 숨은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속초는 지역적 특색(관광지)로 인해서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도 꽤 많아서 우리 한슬어린이집 아이들도 일찍 왔다가 늦게 가곤 해요. 직장어린이집과 조금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엄마도 일찍 집에와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해요. 해주고 싶은데 시간적으로, 비용적으로도 많은 한계가 있죠. 우리 한슬어린이집에서는 그런 엄마의 마음을 대신 채워주고 있어요. 저 또한 3세, 6세 아이를 둔 엄마이기도 해서 누구보다 그 마음을 잘 헤아릴 수 있고요. 물론 그만큼 선생님과 저의 역할이 크기도 하죠. 긴 시간동안 원에 있는 만큼 편해야 하기도 하고, 배워야 할 것들은 꼭 배워야 하기도 해요. 


작년부터 사용한 키즈노트도 한 몫을 했어요. 대부분 자녀가 한명 또는 두명이기 때문에 부모님들은 내 아이에 대해서 확인받고 싶어하고, 알고 싶어하시죠. 한 반 아이들도 많은데 매번 편지를 쓸 수도 없었고, 그런데 키즈노트 사용으로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생겨서 정말 좋죠. 저는 특히 공지사항이 좋아요. 올해 메르스로 인해 모두가 당황하고 있을 때 공지사항 하나만 작성했는데도 모든 부모님에게 다 안내사항을 전달할 수 있었고요, 가끔 서로 다른 반의 활동내용을 부모님들에게 알릴 수 있어서 좋아요. 6세반 활동을 1세반 어머님들이 볼 수 있도록 공지사항에 올려드리기도 하는데 어머님들이 보시면서 '형님반은 저런 수업을 하는구나'하고 계속 보내시는 하나의 유인도 되기도 하죠. 



▲ 선생님과 함께 윷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

실제 수업 내용 )


교사 :  "하나씩 들고 던져보세요~ 우와! 이건 몇 개 나왔어요?" 

아이들 : "세 개"

교사 : "세 개! 그럼 이건 뭐라고 그랬죠?" 

아이들 : "개!"

라는 아이들의 말에 "자, 한 개는 도, 두 개는 개, 세 개는 걸이라는 거에요." 하고 선생님이 몇 번이고 반복하여 알려주었다. 그 과정을 거치고 나니 아이들에게 '도, 개, 걸, 윷, 모'가 완전히 이해되는 듯했다.



‘한국인’으로 성장하는 아이들


아이들 활동 사진을 찍다가 조금 놀랐습니다. 다른 원에 가면 아이들이 외국 교구를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독특하게 '윷놀이'를 하고 있더라고요. 원장님의 독특한 교육관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제 꿈은 기와지붕이 있는 ‘ㄷ 자형’ 단층 건물에 흙놀이도 할 수 있는 어린이집을 지어서 운영하는 것이에요. 아마도 우리 아이들이 커서 어른이 되었을 때에는 세계 각지에서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을 거에요. 비록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아파트일지라도 기와집으로 된 우리 어린이집을 기억하면서 ‘나는 대한민국 사람이다’라는 점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살 수 있기를 바란답니다.


그래서 우리 원에서는 전통놀이 수업을 매주 진행하고 있어요. 제가 참석했던 어떤 세미나에서 들었던 내용인데 우리나라 전통 놀이들이 뇌, 신체를 모두 쓰는 데다가 손을 많이 움직이기 때문에 외국의 비싼 교구보다 더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 후부터 우리 원의 원복을 천연염색한 생활한복으로 바꾸고, 전통놀이 수업도 함께 진행하게 되었죠. 오늘 수업은 윷놀이인데 그 밖에도 다도, 투호놀이 등도 하고, 노인복지관을 가면 혼례상차림, 의복도 빌려주기 때문에 입어보기도 합니다. 시립박물관에 가서 전통가옥도 살펴보고요. 1년치 연간 계획이 짜여져 있어서 전통놀이를 거의 다 해본다고 보시면 될 거에요.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생활한복으로 만든 우리 원복과 전통놀이 수업은 아이들 건강과 발달에도 좋고, 이제는 우리 원만의 고유한 특색이 되었어요.



▲ 어린이집 한쪽에 놓여져 있던 장구와 바이올린. 바이올린의 경우에는 속초시향과 연계를 하여 아이들에게 바이올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지역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여 다채로운 교육으로 구성


아이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원을 운영하신다는 점이 정말 인상깊네요. 그 밖에 한슬어린이집에서 하는 다른 프로그램도 있을까요?


서울에서 오시면서 보셨겠지만, 속초가 도시보다 환경적으로 아이들이 자라기에 참 좋아요. 산, 바다, 호수 모두 있거든요. 제가 서울에서 교사로 근무했을 때에는 주로 놀이동산, 박물관 이런 곳을 갔어요. 그렇지만 속초에서는 아이들이 자연에서 뛰어놀 수 있거든요. 저도 출근할 때 빽빽한 지하철을 타는 것이 아니라, 차를 타고 울산바위를 보며 온답니다. 매일 바위를 보면 강인해진다고도 하잖아요. 자연에서 주는 힘이 분명히 있어요. 


월요일이 되면 거의 현장학습을 나가는데, 주로 지역 프로그램에 신청해서 활동하는 것들이에요. 이번에 대회가 하나 있어서 참여하여 우리 아이들 여섯명이 상을 받기도 했고, 인형극 체험도 하고, 요리실습도 신청해서 다녀오기도 하고… 공문이 내려오면 잘 챙겨두었다가 꼭 신청해서 아이들이랑 다니고 있어요. 한 어머니는 키즈노트를 통해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셔서 고맙다고 남겨주시기도 하더라고요. 설악산 국립공원에서 숲 유치원 프로그램도 운영하는데, 다행히도 제비뽑기에 추첨이 돼서 숲 유치원도 하고 있어요. 그리고 큰 아이들은 시립도서관에 가서 책도 빌려 보고요. 자기가 빌린 책이라 아이들도 더 좋아하고, 아이들이 읽은 책 목록을 기록해둔 ‘독서노트’도 있는데 이제는 독서노트를 가져가서 안 읽었던 책을 체크하면서 빌린답니다. 어린 아이들이 도서관에가서 얌전히 책을 빌려보니까 아이들을 보는 어른들이 어쩜 이렇게 도서관에서 조용히 있냐고 칭찬을 하시더라고요.



▲ 한슬어린이집의 인성교육. 매월 인사말이 바뀐다고 한다. 취재 당시에는 10월이었기 때문에 10월의 인사말, '용기있는 어린이가 되겠습니다.'라고 적혀있었다.



선생님들을 위해 조금 더 노력하고, 부지런해 지는 것이 나의 역할 


수업 프로그램이 정말 다양하네요. 그 많은 프로그램을 다 준비하시려면 꼼꼼히 잘 챙기셔야 되고, 챙겨야 할 부분도 꽤나 될 것 같아요. 업무에 부담이 되거나 하지는 않으시나요?


항상 제가 제일먼저 나와 어린이집 문을 연답니다. 조금 바쁘긴 해도 선생님들도 모두 주부여서 정말 바쁜 아침을 보내실 테니까요. 아마 이것도 나중에 나이가 들면 하고 싶어도 못할 때가 올거에요. 하지만 저는 지금 쌓아가는 제 경험들이 나중에는 노하우가 되서 선생님을 가르쳐 줄 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요. 


우리 원의 또다른 강점은 사립임에도 불구하고 선생님들이 변동이 거의 없다는 점이에요. 조금씩이지만 휴가도 드리고, 오후 선생님은 따로 두고 선생님은 퇴근시켜드리고요. 수업도 제가 같이 들어가서 도와드리려고도 합니다. 선생님이 편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어야지만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이 가더라고요. 제가 교사였을 때 경험했던 것들이 있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맘편히 일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제가 나이가 많은 원장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잘 따라와주시고, 선생님도 있는 동안에는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주시더라고요. 



▲ 몬테소리 교구 수업을 진행중인 모습. 이 날은 인터뷰로 인해 원장님이 함께 수업을 못했지만, 평소에는 원장님도 함께 수업을 도와준다고 한다.



(추가 Tip) 처음 원에 아이를 보내는 어머님들을 위한 조언


현재 3살, 6살 아이를 둔 어머님이라고 하셨는데요, 조금 지나면 새로운 아이들이 원에 함께하겠네요. 처음 아이를 보내는 어머님들을 위해 한 말씀 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아이가 어린이집에 미처 다 적응하기도 전에 학원을 옮기듯이 원을 계속 옮기는 어머님들이 있어요. 그런데 환경이 바뀌면 어른들도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잖아요. 아이들은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답니다. 적응을 마치고 아이가 안정감을 느끼기 시작할 때 비로소 교육도 되고, 놀이도 재밌어 지는 것이거든요. 학교에 가기 전에 아이들이 이런걸 배워야 하죠. 어른들도 직장 다닐 때 비슷한 어려움이 있잖아요. 부모의 욕심에 시설 좋은 곳으로, 프로그램이 좋은 곳으로 자꾸 옮기다가 보면 아이에게는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꼭 알아두셨으면 좋겠어요. 아이는 계속 새로운 곳에 적응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이거든요. 만약 원의 이념, 교육관이 맞다면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고서는 쉽게 옮기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원을 바꾸지 않고 다니는 아이들은 안정감이 형성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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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원 인터뷰-한슬어린이집'편을 진행하면서 '꿈'에 대해서, 또한 '진정으로 아이를 위한 것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위해서 하는 행동들이 정말 아이를 위한 것인지, 부모의 욕심이 앞선 것은 아닌지 결정하기 전 신중히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상 키즈노트의 2015년 어린이집 우수 원 인터뷰를 마칩니다. 2016년 새해에는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고, 전국 곳곳에 숨겨져있는 다양한 어린이집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