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어린이집 만들기 위한 대안은?

"CCTV 설치 근본대책 아냐, 교사와 학부모간 소통과 신뢰 형성 돼야"



【베이비뉴스 심우리 기자】


올해 1월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보육교사의 아동학대 사건으로 대한민국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 뒤로도 비슷한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어린이집에서 벌어지는 아동학대는 사회적 문제로 부각됐다. CCTV, 보육교사 처우개선, 열린어린이집 등 다양한 정책이 봇물 터지듯 터져 나왔지만 여전히 보육현실은 제자리걸음이다.


이러한 현실에 마음고생하는 이는 바로 보육교사와 학부모다. 아동학대의 주범으로 몰리는 보육교사는 억울함을 토로하고, 학부모들은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없는 현실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기 때문. 학부모와 보육교사 모두 아이를 위하는 마음은 같건만, 서로 원망하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보육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아이 모두 행복해지는 길은 과연 없는 걸까.


국회에서 행복한 어린이집을 만들 수 있는 대책 마련과 보육교직원과 학부모 소통 활성화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자리가 마련돼 주목을 받았다. 남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베이비뉴스가 주최하는 ‘행복한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한 정책토론회’가 23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보육교사와 학부모의 소통 활성화 방안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종합했다.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보육교직원과 학부모 소통 활성화 방안은'이란 주제로 행복한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이기태 기자 ⓒ베이비뉴스



◇ CCTV는 근본적 대책 아냐


보육교사의 아동학대 사건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정부와 정치권은 급히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설치 의무화'라는 대책을 제시했다. 언론과 여론에 떠밀려 급물살을 탄 CCTV 의무화는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어린이집 CCTV의 설치·운영기준 등을 규정한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이 9월 19일부터 시행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어린이집은 130만 화소 이상, 60일 이상의 저장 공간을 갖춘 CCTV를 각 보육실, 놀이실, 놀이터 및 식당, 강당에 1대 이상 설치해야 한다. 3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이를 어긴 어린이집은 최고 300만 원의 과태료를 내게 된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아동학대 방지책으로 정부와 국회가 내놓은 CCTV 설치 의무화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CCTV만으로 아동학대 예방 조처를 확신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교사와 아동의 인권을 무시한 안일한 대책이라는 것.


인천보육포럼 김영정 회원(영유아 학부모)은 “CCTV는 범죄가 일어났을 때 증거로 사용될 수는 있지만, 근본적 방안은 아니다. 이미 아동학대가 벌어진 어린이집 역시 CCTV가 설치돼 있었지만 아무런 예방을 할 수 없었다”며 “이는 교사를 잠재적 학대자로 보는 것이다. 아이 또한 감시체계 안에서 생활해야 한다. 과연 이러한 감시체제, 신뢰가 붕괴된 공간에서 어떻게 아이가 행복하게 자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연맹 보육협의회 김호연 의장은 “벌써 2005년부터 어린이집에서 무슨 사건만 터지면 항상 CCTV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때마다 보육노조는 CCTV가 해결책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일 뿐이다”며 “궁극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안일한 대책으로 일관하는 정부를 보면서 어린이집에서 일어나고 있는 아동학대를 그저 방조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 서울시지회 황연옥 회장은 “아동학대의 83%는 가정에서 일어난다고 하는데, 가정에 CCTV를 설치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가 생각해보자”고 말했다.


황 회장은 “아이들 또한 자기들이 노는 모습을 누군가 지켜본다는 것에 불쾌감을 느낀다. 실제 아이들에게 CCTV에 대해 물어보면 대부분 ‘싫어요’라는 볼멘소리부터 나온다. 아이들도 자신만의 사생활을 보호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비뉴스 소장섭 편집국장도 “CCTV 의무화만 해놓으면 어린이집이 행복해지나? 당장 여론을 무마시키는 데에만 관심을 갖지 말고 좀 더디 가더라도 근본적인 원인을 짚고, 대안을 찾는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보육교사와 학부모, 동반자로서의 소통 필요해


이날 토론회에서는 보육교사와 학부모간 ‘소통의 부재’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행복한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서는 보육교사와 학부모가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공감과 지지를 이어갈 수 있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인천보육포럼 김영정 회원은 “최근 들었던 가장 끔찍한 사례가 한 어린이집 엄마가 아이를 어린이집을 보내면서 옷 속에 작은 녹음기를 착용해 보냈다는 이야기다. 교사를 믿지 못하는 부모, 감시당하는 교사, 이게 맞는 교육인지 모르겠다. 교사와 부모의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 서울시지회 황연옥 회장은 “우리는 아동학대 사건만 터지면 범죄자가 된 느낌이다. 진정한 보육만 하고 싶은 교사들의 마음을 엄마들이 알아주기 위해서는 교사와 부모간의 진정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교사와 부모가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 바람직한 보육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대교육대학원 상담심리전공 박동혁 교수는 “출산과 양육은 축복이다. 실제로 여성들의 삶 만족도에 대한 연구결과를 보면 출산 후부터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렇듯 육아에 대한 엄마들의 부담감을 나눠줄 수 있는 것이 어린이집이다. 하지만 어린이집에 무게가 실리니 아동학대도 발생하고, 교사와 부모가 소통하는데 어려움도 많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의사소통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보육교사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부모들이 이해함으로서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며 “의사소통이 잘 됐다는 것은 의견을 주고받는다는 것이다. 교사도 부모의 불안을 알아줘야 하고, 부모 또한 보육교사의 정서적 소진을 지원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와 부모가 올바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교육을 받는 시간이 마련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배인정 보육기반과 사무관은 “현장에 방문할 때마다 어린이집별로 편차가 크다는 것을 느낀다. 보편적인 개방과 참여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육아종합지원센터와 함께 부모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보육문화 구축이 부모와 교사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보육교사 처우개선, 현실적으로 시행해야


보육교사는 고된 업무에 비해 처우가 열악한 직업군이다. 하루 8~10시간 아이들과 씨름하며 마음대로 화장실도 가지 못하다보니 직업병인 방광염에 시달릴 정도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이러한 보육교사들의 열악한 처우에 대한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공공운수노조연맹 보육협의회 김호연 의장은 “장시간의 노동과 낮은 임금, 게다가 높은 노동 강도는 보육서비스의 질을 떨어트릴 수밖에 없다. 우선은 교사들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지자체에서 다양한 지원들을 연구해줬으면 좋겠다. 또 불필요한 인증제를 없애고, 교사들의 임금부터 안정적으로 수령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국공립어린이집연합회 서울시지회 황연옥 회장은 “교사는 3D 직업보다 못하다. 낮은 인지도와 처우를 갖고도 하루 10시간 이상 고된 격무를 버텨내야 한다. 그런 환경 속에서 기계의 감시 하에 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지 의문이다”며 “우선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정책으로 현장은 점점 힘들어진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베이비뉴스 소장섭 편집국장은 “지금 당장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선생님들에 대한 위로와 격려라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선생님들에게 마땅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며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에서는 보육교직원의 처우를 공무원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 쟁점이 됐었다. 예산 문제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 분명하지만 언젠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 행복한 어린이집 만들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


보육교사와 학부모의 의사소통을 위해 알림장을 통한 소통방식을 이용하자는 방안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스마트 알림장 키즈노트 김준용 대표는 “가정과 어린이집의 소통 방식에 여러 가지가 있지만 IT를 접목한 원활한 소통도 만들 수 있다”며 “모바일 시대에 걸맞게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알림장을 이용한다면 여건상 직접 만나기 힘든 부모와도 실시간 댓글로 소통할 수 있고, 언어 장벽으로 인한 다문화 가정도 스마트알림장의 번역기능을 통해 더 원활한 소통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비뉴스 소장섭 편집국장도 “나 역시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과 스마트 알림장으로 소통하고 있다. 알림장은 학부모와 교사의 공식적인 의사소통 수단이다. 이 알림장이 교사와 학부모가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 간의 소통을 증진시키는데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책 제안은 물론, 이를 따르는 예산확보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인천보육포럼 김영정 회원은 “예산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정책으로는 반영이 됐지만 예산 확보가 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 되는 것이다. 좋은 정책들은 예산이 확보돼 부모와 교사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행복한 어린이집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열린어린이집’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배인정 보육기반과 사무관은 “보건복지부는 아동학대 사건 이후, 신뢰를 구축을 해야 한다는 생각 아래 '열린어린이집'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으로 공모전과 홍보 등을 통해 더욱 널리 알릴 계획”이라며 “다양한 정책을 통해 아이들이 좀 더 좋은 보육환경 속에서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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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리 기자(wr.shim@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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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묻는 방식으론 개선 한계…"신뢰 회복이 우선"


[공동기획] '아름다운 소통, 즐거운 어린이집' 대한민국 어린이집 미소(美疏) 캠페인


스마트알림장 키즈노트(대표이사 최장욱 김준용)와 베이비뉴스는 아이와 엄마, 선생님이 함께 웃을 수 있는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 '아름다운 소통, 즐거운 어린이집'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대한민국 어린이집 미소(美疏) 캠페인'(http://miso.ibabynews.com)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어린이집 교사와 학부모가 서로 믿고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한 기획기사를 연재합니다.

 

◇ 아동학대 사태로 촉발된 CCTV 의무화

 

성인 여자가 4살짜리 여자아이의 가는 손목을 잡아 자신의 앞으로 데려온다. 점심시간에 반찬을 남겼다는 게 이유다. 성인 여성은 자신의 앞에 얌전히 선 아이의 얼굴을 손으로 내리쳤다. 아이는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뒤로 넘어진다. 다시 일어선 아이는 무릎을 꿇고 바닥에 떨어진 반찬을 집어 먹는다. 같은 반 아이들은 옆에서 옹크린 채 그 장면을 지켜본다.


올해 1월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국민의 공분을 샀다. 어린 아이가 맞아 나가떨어지는 모습, 두려움에 떠는 아이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이 방송을 통해 공개되면서 분노는 증폭됐다. 가해자인 보육교사는 아동학대 혐의로 구속됐고, 지난 6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그 뒤로도 비슷한 사건이 연이어 터졌다. 낮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맞은 아이들, 아이들을 바늘로 찌르며 훈육한 교사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불거지는 어린이집 내 아동학대에 민심은 크게 노했다.



▲ 지난 4월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학부모들이 어린이집 CCTV 의무화 설치 법안이 포함된 영유아보육법개정안 통과를 촉구하는 모습.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정부와 정치권이 사건을 수습하려 급히 내놓은 대책은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설치 의무화'. CCTV가 아동학대의 결정적 증거로 제시되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잠재울 수단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동학대를 막기 위해 모인 학부모 단체는 관련 법안의 통과를 요구하며 국회를 압박했다.

그 뒤로 CCTV 설치 의무화는 급물살을 탔다. 어린이집 내에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라는 내용의 영유아보육법개정안이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그 뒤를 이어 시행규칙과 시행령이 개정돼 지난달까지 모두 입법예고를 마쳤다.

입법예고한 시행규칙과 시행령은 CCTV 설치에 관한 자세한 규정과 처벌 규정을 담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어린이집은 130만 화소 이상, 60일 이상의 저장 공간을 갖춘 CCTV를 각 보육실, 놀이실, 놀이터 및 식당, 강당에 1대 이상 설치해야 한다. 이를 어긴 어린이집은 최고 300만 원의 과태료를 내게 된다.

입법예고한 법률이 그대로 통과되면 당장 9월 19일부터 시행된다. 보건복지부는 CCTV 설치 기간 등을 고려해 3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고 12월 18일부터 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복지부에 이어 교육부까지 CCTV 설치를 들고 나섰다. 오마이뉴스의 27일자 보도에 따르면 교육부가 전국 시도교육청에 '유치원 내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 확대 추진 계획 안내 및 설치 희망 유치원 수요조사 제출' 공문을 보내 유치원에도 CCTV를 설치하라고 권했다.

◇ "CCTV만으로 아동학대 막을 수 없어"

이처럼 정부가 CCTV 설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CCTV만으로는 아동학대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다는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CCTV 설치만으로 아동학대 예방 조처를 다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어린이집 관계자들이 앞장서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애초에 개정안을 발의한 목표가 아동학대 방지이며, 이를 위해서는 '보육교사 처우 개선'이 병행돼야 함에도 여기에 관해서는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CCTV 설치와 보육교사 처벌 방침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가 지난 7월 3일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는 보육교사들의 억울한 심경이 그대로 드러났다. 토론자로 참여한 한 보육교사가 "보육교사의 점심시간 11.1분, 개인 청결 5.5분, 휴식 시간 3.6분"이라는 기록을 읽을 때는 한숨이 나왔고, 30년 동안 어린이집을 운영했다는 한 70대 어린이집 원장이 "어린이집을 (사회에서) 너무 괴롭힌다. 계속 이런 상황이라면 어린이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할 때는 박수가 쏟아졌다.

보육교사의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는 점은 전문가들도 동의하는 부분이다. 신구대학교 아동보육전공 최명희 교수는 올해 4월 '영유아의 권리 존중을 위한 보육교직원 근무환경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서 아동학대를 막으려면 보육교사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보육교사는 교사 대 영유아 비율, 보조자가 없는 현실에서 하루 12시간 보육하는 등 열악한 근무환경이 계속되고, 직업의 특성상 높은 업무 스트레스와 심리적 소진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전문성이 갖춰진 교사라고 해도 부정적인 에너지를 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보육의 질을 높이고 영유아의 성장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보육교직원을 일벌백계할지, 사회적 지지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지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CCTV 어린이집 설치 의무화를 전면적으로 시행하기에 앞서 보육교직원의 근무 환경을 개선해 문제가 발생할 소지를 먼저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보육교사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문제와 별개로 CCTV가 과연 아동학대를 정확히 구분해 줄 수 있는지도 논란의 대상이다. 경기도의 한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박아무개(33) 교사는 CCTV 하나로 어린이집과 보육교사의 교육 방침을 판단하는 것에 대해 경계했다.

박 씨는 "CCTV 장면 하나로 상황을 판단하는 건 사실 어렵다. (아동학대로 의심되는 어떤 행동이 있기 전에) 교육의 흐름이 있고 분위기가 있는 건데 CCTV 화면은 어떤 상황에서 그런 장면이 나왔는지 다 설명해주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 경기도의 한 민간어린이집 원장실에 설치된 CCTV 모니터가 연령별 보육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무엇보다 아동학대의 궁극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학부모와 교사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보육현장 당사자와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올해 2월 국회에서 '합리적인 CCTV 운영방안'을 주제로 열린 정책토론회에 학부모 대표로 참여한 김유미 씨는 "CCTV는 대안이 아니고 보조일 뿐이다. 사각지대는 어디에도 발생할 수 있다"며 CCTV보다 학부모와 소통이 원활한 어린이집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서울신학대 사회복지학과 백선희 교수는 "CCTV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은 교사와 학부모 모두 알 것"이라며 "아이를 부모와 교사가 함께 키운다는 마음으로 서로 대화를 나누는 게 중요한데, 지금의 어린이집 구조는 소통이 단절된 상태다. 이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주대 보육과 이미정 교수 역시 "CCTV가 어느 정도 효과는 있지만 능사는 아니다. 교사와 학부모의 신뢰 관계에 기반을 두어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전제한 뒤 "이를 위해서는 학부모들이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도록 보육교사 양성 과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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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실 기자(eunsil.kim@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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